내 주인공의 매력적인 캐릭터 탐구 : 트라우마 사전으로 공부하기

글먹

내 주인공의 매력적인 캐릭터 탐구 : 트라우마 사전으로 공부하기

디지쿤스트 2022. 5. 7. 07:07

유독 더 마음이 가는 주인공, 왜 그럴까?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연기 장인들이 대거 등장하는 만큼 다양한 인간 군상의 캐릭터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왜 유독 신민아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마음이 끌렸을까요. 아마,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되면서부터 집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작품을 보면서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보면서 공감을 하기도 하고, 자아반성을 하기도 하며 성장해가는 캐릭터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기도 하는 거겠죠. 아주 개인적인 세밀한 어떤 것에 이끌리기도 하지만, 상업 매체인만큼 대중적인 흥행 요소도 가미해야 하는 지라 작품을 설계하면서 주인공 성격을 설정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더라고요, 

잠시 글 쓰던 걸 멈추고, 머리나 식힐까 하고 이모티콘을 만들어 봤는데, 이 역시도 캐릭터 연구가 필요한 작업이었어요.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만 그려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콘셉트를 잡고 그 콘셉트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에 충실해야 하기에 대중적인 요소 역시 담고 있어야 하니까요. 

 

트라우마 사전

 

내 캐릭터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트라우마 사전 이용법

 

특별하다는 의미는 더 잘나고 멋지다는 뜻이라기보다는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나만의 주인공에게 개성을 담아준다는 뜻으로 해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캐릭터에게 약간의 결핍을 주고, 그것에 동기 부여해서 성장해가거나 해결해가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설계하면 캐릭터 위주로 사건 구성을 하기도 쉽거든요. 캐릭터만의 결핍은 내적 동기 또는 외적 동기로 나타나고, 해결을 방해하는 내적 갈등, 외적 갈등은 이야기의 소재가 됩니다. 책의 앞부분은 이런 트라우마들이 갈등을 겪을 때 어떤 반응으로 나타나는 지를 설명해주고, 이 반응으로 어떻게 성장을 방해하는지, 강력한 동기의 원인이 되거나 방어기제로 발휘되면서 캐릭터만의 유일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트라우마 사전 중에서

 

 

예를 들면, 어릴 적 부모에게 심각한 언어폭력과 협박, 폭력을 당하면서 학대를 받은 캐릭터라면 그런 엄마를 무서워하면서도 동시에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커져서 무엇이든 열심히 노력하지만, 부모의 뜻대로 되지 않아 자괴감에 빠지게 되겠죠. 따뜻한 위로나 칭찬에 목마르다 보니 대인관계에서 자신의 감정을 감춘다던지, 타인에게 너무 의지한다던지 할 테고, 그런 트라우마로 강한 성격의 남자 캐릭터에게 빠질 위험도 있을 수 있고, 그렇게 방황을 하고 상처를 입으며 반대로 타인과 엄마와의 관계에서 인정받거나 의지하는 대신 자신감을 찾아가며 성장해가는 캐릭터로 그려볼 수도 있을 거예요. 

 

책만 조금 훑어보아도 트라우마의 내용과 결핍, 동기부여, 방해되는 요소들을 참고해서 이미 보았던 어느 드라마의 주인공이 생각나기도 하고, 새로운 인물이 툭 튀어나와 그려지기도 하면서 이야기가 막 샘솟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또 그것만 가지고 이야기를 쓰기엔 더 필요한 요소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주인공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려고 하는데, 그 어느 부분에서 줌을 끌어당겨서 작품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참고를 하면 좋어을 그런 책입니다. 저는 시리즈로 다 가지고 있는데, 리뷰를 쓰면서 다시 한번 더 훑어볼까 합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쓰고 싶은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를 참고해서 찾아보거나, 비슷한 환경에 사는 인물에게 부여할만한 트라우마를 그때그때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