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학폭 컨텐츠 소재가 자주 등장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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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학폭 컨텐츠 소재가 자주 등장 하는 이유

디지쿤스트 2022. 5. 9. 23:32

또, 학교 폭력물인 건가?

 

넷플릭스 뮤지컬 드라마가 새로 나왔길래, '안나라수마나라'를 보면서, 또 학원물인가, 또 학폭이겠네. 그러면서 보기 시작했어요. 요즘 인기 있는 영상 콘텐츠가 거의 학교 폭력을 다룬 게 많아서 말이죠.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돼지의 왕', '소년심판',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연속해서 나와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보는 콘텐츠가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해요. 저는 좋아하지 않아서 거르는 소재라서 말이죠. 

저의 개인적인 경험은, 목격자로 피해자 학생을 방어해주다가 피해자였던 아이가 저를 너무 지나치게 따라다니고 집착하는 스토킹과 비슷한 행동을 해서 오히려 역피해를 입었던 경우입니다. 그 아이가 좋아서 막아준 건 아니었고 뭔가 불공평한 거 같아서 그 아이를 따돌리자는 친구의 제안에 반대를 했을 뿐이었거든요. 그래서, 무언가를 반대한다는 것은 암묵적으로 그 반대의 것을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가, 왜 중립은 없는 건가, 그때부터 혼자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중립은 의사표현을 하지 않은 것과 같은 건가, 아닌가.' 뭐 이런 고민 말입니다.

 

넷플릭스 학교 배경 청소년 / 로맨스 장르 추천

 

학폭 소재가 요즘 들어 유난히 많이 나오던 콘텐츠는 아니고, 주로 웹툰이나 독립영화의 소재로 많이 등장했다가 OTT 수요로 자본 투자가 이어지면서 수면 위로 더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도 있는데요. 학교가 작은 사회이다 보니 학생들과의 학력폭력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과 학생들과의 갈등, 학부모 사이에서의 갈등 또는 학부모와 학생, 학교 측과의 갈등을 엮어 세대와 계급 갈등을 다룰 수 있으니 막장부터 판타지까지 소재로 많이 등장하는가 봅니다. 갈등 구조로 쓰기 좋은 소재이다 보니 앞으로 더 많이 나오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 리뷰 

 

이번에 본 '안나라수마나라'는 학교 폭력이 주요 주제는 아니었지만, 학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어서 여러 갈등 요소를 잘 녹여냈던 작품이었어요. 주인공에게 너무 극단적인 설정을 넣어서, 신파가 좀 과하다는 느낌에는 공감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오글거릴 수도 있는 뮤지컬 장면과 자연스러운 그래픽 효과를 보는 재미는 충분했었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역경이 거듭되면 도와주고 싶거나 응원하게 되는 마음으로 주인공에게 공감이 가기 마련인데, 화가 치밀어 올라서 화면에 대고 혼자 폭풍 잔소리를 했습니다. 정말 마술사 말고는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건가 싶어서 이상한 제안을 하는 일등이가 멋있어 보일 지경이더라고요. 결국엔 더 괴롭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지만요. 와중에 너무 해맑은 동생 덕분에 갑갑증은 더해졌고, 살짝 혈압이 오를 뻔했어요. 저런 극한 상황에선 현실을 부정하고 판타지를 꿈꾸는 게 오히려 더 독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걸 보니 저 자신이 꼰대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아이의 입장에서 밀착 공감하기보다 살짝 떨어져서 거리를 두고 보면 그런대로 킬링타임용으로 괜찮은 것 같아요. 너무 몰입하지만 않으면요. 하늘로 붕 떠오르는 장면에서 라라 랜드가 떠오르긴 했지만, 고백하자면 라라 랜드를 아직 완주하지 못해서 비교하기는 어렵네요. 왜, 저는 끝까지 보질 못했던 걸까요. 이쯤 되니 저도 저의 취향을 잘 모르겠지만, 저는 마술을 믿고 싶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마술 한 스푼 얹은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