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키덜트 취미를 즐기는 70대의 이야기

저는 아이가 구체관절인형을 좋아해서 사주었어요. 인형에 필요한 아이템이 참 많더라고요. 인형옷을 좀 만들어 줄까 싶어서 인형카페나 커뮤니티에 참여해 보는데 의외로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인형을 위해 바느질을 하고, 가발, 인형집, 목공, 가죽 공예, 라탄 공예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만남까지 가지는 걸 보고 좀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인형 사진을 예술사진으로 승화시키는 분도 봤고요. 부업을 하거나 자신만의 인형을 만들어 창업을 하시는 분들도 생기더라고요. 단순히 인형놀이를 즐기는 키덜트라고 하기엔 전문적인 종합예술이었어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인형놀이 + 수공예 DIY = 창의력과 아름다움을 즐기는 성취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취미 생활을 찾기 시작한다. 나에게는 그 취미가 바로 '인형놀이'다. 어릴 적, 인형은 단순히 놀이 도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형이 주는 위안과 즐거움이 새롭게 다가온다. 

인형을 만지작거릴 때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인형의 옷을 갈아입혀주고, 머리 스타일을 바꿔주며,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나에게 큰 기쁨이다. 각각의 인형에게는 나만의 이름을 지어주었고, 그들 각자에게 독특한 성격과 이야기를 부여해주기도 했다. 

인형놀이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나의 감정과 추억을 다루는 한 방식이 되었다. 때로는 인형들을 통해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리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을 통해 삶의 어려움을 잊기도 한다. 인형들은 나의 비밀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이지, 내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대변해 주는 존재가 되었다. 

이 취미는 나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도 준다. 인형옷을 직접  만들거나, 소품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다. 이런 창작 활동은 내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끔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이 취미를 소개한다. 그들은 처음엔 놀랐지만, 나와 함께 인형을 꾸미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를 통해 우리 사이의 소통이 더 깊어지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간다.

노년기에 취미를 갖는다는 것은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일상에 활력을 주는 중요한 일이다. 인형놀이는 나에게 그런 역할을 해주었다. 이 취미를 통해 나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고,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인형과 함께하는 시간은 마치 다른 세계로의 여행과 같다. 그들과 함께하는 순간에는 현실의 걱정과 스트레스가 잠시 사라진다. 나는 이 시간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고,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낀다. 

특히 인형들과 함께하는 차 한잔의 시간은 나에게 특별하다. 창가에 앉아 인형을 옆에 두고 차를 마시며, 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이러한 순간들은 나에게 삶을 돌아보고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이 취미는 내게 새로운 사회적 연결고리를 제공했다. 인형놀이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다. 우리는 서로의 창작물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는다. 

인형놀이는 나에게 새로운 학습의 기회도 제공한다. 인형옷 만들기, 헤어 스타일링, 심지어 인형의 얼굴을 직접 그려보는 커스터마이징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익히는 과정은 도전적이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

마지막으로, 이 취미는 내 삶에 예술적인 감성을 불어넣어준다. 인형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나는 예술적인 감각을 키우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나만의 작은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 것은 나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 

결론적으로, 인형놀이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나의 삶에 새로운 의미와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이 작은 인형들은 나에게 큰 기쁨과 위안을 주며, 매일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취미를 찾는 것은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중요한 일이며 나에게 있어 인형놀이는 그런 취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