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멘탈관리법

글먹

쇼펜하우어의 멘탈관리법

디지쿤스트 2023. 11. 13. 00:22

어쩌다 보니 이른 나이에 독립을 했습니다. 혼자라는 해방감보다는 외로움과 불안을 더 크게 느끼게 되더라고요. 이유 없이 자주 힘들었습니다. 또래 친구들은 아무도 저와 비슷한 감정을 겪지 않아서, 혼자만 낯선 감정을 느끼는 게 더 불안했던 것 같아요. 

공부 외에는 잘하는 재능도 없었고 즐기는 취미도 없던 터라 그 공허함을 달랠 방법도 찾지 못하고, 왜 그런 감정이 찾아오는지, 그런 기분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가끔 위험할 정도로 우울하고, 극도로 불안한 날들을 맞이하면 뜬눈으로 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유라도 알고 싶어서 철학책, 심리학, 자기 계발서 등을 주로 찾아 읽었어요. 그때는 우울증이라는 말도 흔하게 쓰던 때가 아니었어서 상담을 받아볼 생각도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보통 40-50대의 나이에 느끼는 감정들을 미리 겪었던 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왜냐면, 제 지인들이 비로소 40-50의 나이가 되면서 가족과의 분리, 혼자라는 고독감을 느끼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예전의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고 호소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긴 터널을 지나오면서 저의 지금은 오히려 혼자가 더 편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취미도 생기고, 하고 싶은 일들도 많아지고, 집중하고 싶은 공부도 시작했고요. 많은 철학자들의 조언이 있지만, 저는 서양철학이 더 재미있더라고요. 그 중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대해 4050 세대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들고 왔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통찰로 4050에게 전하는 3가지 조언 

 

1. 인생과 고통의 이해 :

철학자가 말하길, 인생은 고통과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관점은 중년의 위기나 삶의 변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철학은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 고통과 불안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오히려 보다 더 현명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더라고요. 

2. 욕망의 무상  :

우리의 끊임없는 욕망이 고통의 근원이라고 봅니다. 이는 40대와 50대가 직업적, 개인적 성취를 추구하면서 갖게 되는 불만족과 연결됩니다. 욕망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어린 나이에는 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실패를 해도 스스로 납득이 되거든요. 그런데, 40대 이후의 실패는 더 큰 욕망의 재물이 되기도 합니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스스로 자격지심과 자괴감의 굴레에 빠져 깊은 골을 파고 언덕을 오르려고 하니까요. 이럴 때 물질에 대한 욕망이나 사회적 성취에 대한 집착을 경감시키는 데 철학만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자신에 대한 공허함을 자식이나 배우자를 향한 집착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이 역시 고통을 동반하는 욕망뿐이라 그 집착을 빨리 덜어내는 것이 일상의 평화를 지키는 데 도움을 주더라고요. 때로는 현실을 자각하고, 조금 느슨한 태도로 철학책과 마주하는 게 멘탈관리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욕망과 이상은 멀리 도망가지 않더라고요. 

3. 행복에 대한 관점 :

쇼펜하우어는 행복이 일시적이며 고통과 괴로움이 더 일반적인 상태라고 합니다.  중년의 일상은 정말 많은 세계와 충돌하더라고요. 개인의 사회적 위치, 가정, 자녀, 관계, 지역,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세계에 자신의 부케들을 만듭니다. 그럴수록 자기 성찰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엉뚱한 곳에서 자아실현을 한답시고 인정받으려고 애를 쓰다가 결국 민폐를 끼치는 어른들을 자주 보거든요. 변화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는 중요한 것 같아요. 진정한 자아실현의 의미와 만족을 찾을 수 있도록 늘 자기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말입니다. 

철학이란 것이 다 좋은 말만 쓰여 있는 것 같고, 뻔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말들 같죠. 하지만, 자칫하면 중심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자기 성찰을 하기 위해, 현실을 빠르게 인식해서 보다 더 현명한 방법을 찾기 위해, 호르몬, 신체의 변화로 감정 호르몬이 널뛰더라도 빨리 중립기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찾기 위해서는 철학만 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계절의 변화가 올 때 특히 저는 가을과 겨울 사이가 힘들어서 이럴 때 음악이나 그림을 많이 그리기도 합니다. 얼마 전 '강신우 님의 장자수업'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책을 샀어요. 장자의 '쓰임', '소용지이'란 단어가 아주 감명 깊었습니다. 조만간 책을 읽게 되면,  다시금 정리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