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앞두고 공부 열정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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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앞두고 공부 열정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디지쿤스트 2023. 11. 14. 16:13

날씨가 추워지는 걸 보니 곧 수능이네요. 저도 뒤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했기에,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선 공부 열정이 짜게 식었어요. 공부 자체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지만, 다니는 학교에 대해 거슬리는 부분들이 많이 생기네요. 

여러 작업을 하고 있기에 틈새를 이용해서 공부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사이버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코로나 방역을 강화하던 시절이어서 오프라인 수업도 없어졌겠다. 딱 이런 방식의 수업이면 남는 시간 활용하기에도 좋고, 하고 싶은 공부도 집중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지원을 했는데요. 갑자기 지역모임을 하라는 겁니다.??

저는 다른 전공으로 바꿀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 학과를 전공한 선배의 블로그들을 탐방하니, 아무래도 전공을 잘못 선택했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냐면 실기 위주의 강의인데, 이론 수업 위주로 해놓고 평가를 위한 과제는 고퀄리티의 수준을 요구하거든요. 처음에는 혼자서 공부하고, 따로 인강을 찾아 들으면서 실기 과제를 제출했는데요. 이럴 거면 수업료 내면서 공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점점 다른 전공 수업들을 배회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저처럼 괜찮은 학과를 발견하면 복수전공이나 전과를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이탈율을 막으려면 수업 퀄리티를 올려야지. 지역모임을 하라는 아이디어가 괜찮은 발상이었을까요. 나이, 직업, 성별 공통점이라고는 하나 없는 사이버학생들끼리 지역모임을 하라니요. 더구나 저는 타 지역 출신이라 사투리도 못 알아듣거든요. 개인 의사를 물어보지 않길래 연락처를 남기지 않고 조용히 물러나왔는데요.

 

수능을 앞두고 공부 열정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갑자기 모르는 단톡방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아, 이거 뭐지? 하고 들여다보다가 이상한 사진이 뜨길래 나가기를 눌렀더니, 단톡방 나가기가 되었더라고요? 고의는 아니었지만, 어차피 조용히 있다가 방을 나올 것 같아서 방장 연락처도 모르니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거기에 열정을 아주 차갑게 식게 만드는 이슈가 터져서 미련 없이 학과를 바꿀 생각입니다. 

입학 초, 전공과목 밴드에만 가입을 해놓았었는데요. 거기 단톡방에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어요. 어딜 가나 그런 사람 하나 정도는 있겠지 싶어서 대충 넘겼는데, 그 사람 결국 일을 크게 만들더군요.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말들을 쉬지도 않고 올립니다. 

개인의 억울함을 쉬지 않고 계속 열거하는 과정을 보면서 단순한 문장들이 아주 폭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글을 쓰는 창작이라는 공간에, 섬세하고 예민한 글을 칼처럼 다루는 사람들이 그 무기로 기싸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고갈되더라고요. 아무렇지 않은 댓글도 폭력적이고, 담당 교수님의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팽팽한 기싸움으로 느껴져 해결될 때까지의 시간들이 괴로웠습니다. 정말 아무렇지 않으면, 모른 척하면 덮어지는 시간들인가요. 씁쓸하네요. 

심리상담센터엔 남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소심쟁이들이 가는 곳이라는 말이 있던데, 저는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에 온기가 돌 때까지 찬바람을 막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이럴 정도인데, 모르긴 해도 교수님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아, 같은 학교 학생 하기 싫다.....  현실엔 역시 사이다 결말 같은 건 없어요. 쓰디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