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출판시장 통계] 작가와 오프라인 서점은 울고, 온라인 유통과 전자책 출판은 웃었다.

건강정보

[2020 출판시장 통계] 작가와 오프라인 서점은 울고, 온라인 유통과 전자책 출판은 웃었다.

디지쿤스트 2021. 5. 10. 19:16

 

2020 출판시장 통계

 

자료를 찾다가,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지난 4월 28일 발행한 '2020 출판시장 통계'를 보게 되었다. 몇 가지 사안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1. 출판업계에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 갈 수 없었나 보다. 비대면 방역 통제가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서점과 도서 구입 유통 감소로 이어졌다.


2. 대신 온라인 서점의 이용 증가로 전자책, 오디오북의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그중, 웹툰, 웹소설 관련 출판사의 전년대비 매출 이익 증가 비율이 33.9%나 된다.


3. 가장 크게 줄어든 부분은 교육 관련 출판업이다. 교과서, 학습지, 참고서 매출 이익이 전년대비 90퍼센트 넘게 줄어든 출판사도 있을 정도다.


4. 1인 이상 가구당 도서 구입비는 평균 1만 1,144원, 작년에 비해 (11,069원)보다 75원(0.7%) 증가된 금액이다.


5. 신규 출판사 등록한 사업수는 증가한 반면, 출판사 단위 발행부수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통계도 눈에 띈다.

 

출처 : 대한출판문화협회
출처 : 대한출판문화협회

 

++'2020 출판시장 통계' 이 자료는 대한출판문화협회 자료실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교육 출판업과 문화 서적의 매출 감소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책에 보면 종이책을 읽으며 자극이 되는 뇌의 부분과 전자책, 웹상에서의 글을 읽을 때의 뇌의 활성화 부분이 다르다고 한다. 웹, 전자책 매출 증가의 이유가 문학적 사고와 고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시대를 거스르는 비합리적이라는 선택이라는 생각에서 발생된 것 같지는 않다. 그것에 대한 고민 자체도 하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닐까. 이미 문학적 사고를 하는 뇌는 깊은 수면에 빠져 있는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인쇄물 서적보다 전자책, 특히 웹툰, 웹소설 시장의 비약적인 매출 증가 


그저 더 편리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에서의 문화생활 -이걸 문화생활이라고 할지, 아니면 생산활동 또는 소비활동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이 활동들이 독서라는 행위에도 영향을 미친것 같다. 생각을 하지 않는 대신, 다른 의미의 생산과 소비활동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이 흐름을 비난할 생각이 없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곳에 사람들이 머무는 것은 그저 자연스러운 흐름일 테니까. 나 역시도 드라마는 너무 막장이거나 잔인해서 싫고, 영화는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잘하는 게임도 없고, 무거운 책을 들고 읽기에도 손목이 아파 피곤한 날이면 가볍게 읽을 전자책이나 웹소설을 찾아 뒤적거리곤 한다.

 

불만

 

하지만, 이것이 씁쓸한 이유는 책이라는 매체에 대한 고유성이다. 나라에서 부가세도 면제해 주며 장려하는 문화재라는 점이 무색할 지경이다. 서점 매대에 잘 팔리는 책들이 가장 좋은 곳을 차지하듯, 가장 마케팅을 잘하는 대형 출판사의 권력이 눈에 띄는 온라인 위치를 차지하며, 판매 부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어쩌다가 치열한 경쟁에서 행운을 얻는 것은 로또 당첨과 같다고들 한다. 대형 출판사, 유통업계의 화려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주도하며 점점 문화 다양성은 줄어드는 이런 현상이 과연 괜찮을까 하는 질문이 남는다.

 

요즘 잘 나가는 작가도 3000부 이상을 팔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이름이 알려진 장강명 작가도 출판사에게 계약금이나 선인세를 떼일뻔한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사과문을 발표하고 계약한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일단락되었긴 했다. 하지만, 다른 출판사들 역시 작가의 허락 없이 3,4쇄를 찍는 경우도 있고, 허락 없이 오디오북을 발행하거나 전자책을 발행하는 전례도 있다고 한다. 10년 전 구글에서는 절판된 작품들을 전자책으로 많은 이들에게 무료로 읽히게 한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다가, 큰 금액을 물어준 예가 있다.

 

요즘은 도서도 새벽 배송 시스템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봉투에 책 한 권만 달랑 담아 와서 여기저기 상처 난 책에 대해 후기가 안 좋은 글을 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서비스지만, 이런 유통업계의 서비스 제안이 출판사의 출혈로 오히려 더 경영악화의 요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내년에 출판업계의 통계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지원할 투명한 유통 정보 등을 통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작가와 출판사에 대한 보존이 시급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