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잔치처럼 장벽이 높은 성지라고만 여겼던 그곳에서 봉준호 감독의 작품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까지 수상하며 오스카상 4관왕 수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수상 이력은 앞으로 정말 다시 또 없을 것만 같습니다. 그저 놀랍네요. 칸과 헐리우드, 영국에서까지 세계 곳곳에서 상을 휩쓸고 있는 '기생충' 정말 대단합니다.
무엇보다 봉 감독의 수상 소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건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다.'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은 바로 마틴 스콜세이지의 말이다.' 라며 대가들의 작품을 보며 영화 공부하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화나 시나리오를 쓰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그의 천재성에 놀라 존경심 가득한 눈으로 품었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수상소감에서 언급했습니다. 헐리우드 대가들과 한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찼을 텐데, 그의 수상소감으로 얼마나 기뻐하는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다시 또 이런 결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쁜 소식에 뭉클해지는 이유는 또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스크린 너머 무한한 밤샘 작업과 열악한 근무 환경, 수많은 비정규직 스텝들과 열정과 땀으로 뭉친 우리나라 충무로 청년들의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도 더불어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기도 합니다.
잔혹한 내용의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기생충' 이전에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거의 본 적이 없었습니다. 작년 개봉 당시 '기생충' 작품을 극장에서 보면서 소품 하나하나 배우들의 동선까지 현장감 있게 디테일하게 살린 내용과 감독이 담고자 하는 상징성을 화면 구성 그 자체로 설득력 있게 담아낸 장면들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이젠 헐리우드의 대표 감독들의 작품을 보며 영화 공부를 할 것이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며 공부를 하는 충무로 키드들의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쁜 소식 한 켠으로 그가 담은 빈부격차의 내용들이 세계를 아우르는 지금의 현실 그 자체의 상징물이 되었다는 게 조금 씁쓸한 마음도 듭니다. 그럼에도 문화 예술의 장르는 세계의 장벽을 뛰어넘어 하나로 뭉치게 하는 큰 힘이자 위로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케이팝에 이어 한국의 문화 예술의 장르가 세계인과 함께 위로 받고, 공감하는 매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니, 그 사실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앞으로 봉준호 감독이 계속해서 하고 싶고, 담고 싶은 내용이 무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소식으로 예민해지는 요즘이지만, 오늘만큼은 문화 예술의 장르를 넘어 함께 축하하고, 마음껏 기쁨을 누렸으면 합니다. 축하합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딴짓하는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0) | 2020.02.11 |
---|---|
이혼 후유증 자기 관리법 (0) | 2020.02.10 |
2020 문화누리카드 신규 / 재충전 / 재발급 사용처 (0) | 2020.02.04 |
독자를 잃지 않는 연재글 쓰는 습관 (0) | 2020.01.23 |
라이젠 3세대 조립 PC 후기 (0) | 2020.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