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보다 먹먹해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3'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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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보다 먹먹해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3' 첫 방송

디지쿤스트 2020. 3. 12. 01:33

 

 

 

예고편을 보고 어떤 내용이길래 유재석 씨가 저렇게 펑펑 우시나 했어서, 궁금해서 봤습니다. 방영 시간이 9시로 변경되어서 하루 마무리하면서 틀어놓다가 자연스럽게 보게 되네요. 

 

지난 시즌에서 만났던 분들의 달라진 요즘을 취재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원래 집에서 생활하면서 집에서 작업을 하는 집순이에겐 요즘의 생활은 별 타격은 없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이 변했나 봅니다. 그냥 그렇겠거니 했던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촬영한 내용들을 보니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네요. 

 

 

 

 

화면도 가로막지 못하는 실내 버라이어티

"유 퀴즈 온 더 블럭 3" 

 

 

그러다가 문득, 의료진과 간호사분, 간호 장교분들의 인터뷰 내용이 처음엔 짜인 대본처럼 현실감 없게 다가와서, 저 자신에게 놀랐습니다. 이렇게나 개인적인 사람이었나 싶어서 말이죠. 오로지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시는 직업의 분들께 다시금 존경심이 들기도 합니다. 분노와 경계를 주의하면서 현실의 문제점을 해결하느라 피곤하고 우울한 일상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작게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건 이런 분들의 수고로움이 있어서이지 않을까 싶네요. 어느 부분이 와 닿았는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함께 겪고 있는 문제라는 생각만으로도 보면서 먹먹해졌습니다. 아쉽고, 안타까웠던 과거의 잘못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남은 하루하루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건강만이라도 지켜내는 것, 그것이 예전의 일상을 되찾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어서 해결되어서, 투덜거리면서 누렸던 평범한 하루의 일상으로 되돌아갔으면 합니다. 

 

 

 

 

 

 

 

 

 

새로운 시즌으로 다가온 '유 퀴즈 온 더 블럭 3' 앞으로 또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들로 잔잔한 감동이 될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일러스트도 현실감 있는 고 퀄리티로 많이 달라졌네요. 앞으로, 일러스트 보는 즐거움도 배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색감의 일러스트와 감성 글귀, 배경 음악과 더불어 진행자의 눈물까지 합쳐져 너무 감성적으로 치우치는 컨셉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누군가 엄마처럼 품어주고, 위로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티비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나면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사람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나이를 많이 먹었나 싶기도 합니다. 울 일이 아니었는데, 왜 울었나 싶어서 잠시 난감했어요. 전원을 끄고 시커먼 티비 앞에 앉아 먹먹해진 기분이 사그라지지 않아서, 기분이 돌아올 때까지 멍하니 있었습니다.

 

 

아마, 그런 의미로 현장에 있던 의료진 분들도 '괜찮다'고만 말씀하신 것 같아요. 감정에 일상이 무너지는 것을 스스로도 막기 위해서 말이죠. 때론 쌓아둔 감정을 배출하는 출구도 필요하긴 하겠지만,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을까 봐 다독이며 사는 사람이 보기엔 좀 위험하게 느껴졌습니다. 눈물에 쉽게 약해지는 편이라서, 인생의 쓴 맛을 좀 봤거든요. 오늘의 눈물은 동정이 아닌 존경과 감사의 의미였으니까 괜찮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요. 피곤함과 모자란 인력으로 고생이 많으신 이름 모를 분들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라도 이렇게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