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넘 효과와 히포크라테스 기질테스트

일상

바넘 효과와 히포크라테스 기질테스트

디지쿤스트 2018. 10. 3. 18:44


얼마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히포크라테스 기질테스트에 대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이 기질 테스트는 굉장히 오래된 테스트이고 임상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은 테스트라서 지금은 쓰고 있지 않다. 그래서 맹신하기 보다 그저 재미로만 여기는 정도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정신의학과에서는 클로닝거의 TCI(선천적인 기질과 후천적인 성격에 대한 검사), 아이젱크의 5요인(2-3개의 유형을 성격의 기본차원으로 간주하고, 개인차를 생물학적 기능에서의 차이와 연결한 성격 검사) 등이 임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MBTI 검사(마이어스와 브릭스가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등도 심리상담소에서 많이 쓰인다.


(집사부일체에 방송 되었던 히포크라테스의 기질테스트)



세상에 나온 그 어떤 심리도 한 개인에게 백퍼센트 해당하는 테스트는 없다. 즉 맹신할 수가 없다. 개인차의 성향과 성격, 자라온 환경, 고유의 문화 등을 보편적으로 4가지 형태로 나눈다는 것부터가 모순이다. 다만 자신과 타인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정도로 참고 한다면, 좋은 자료로 쓰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테스트에 대해서 맹신하면 안된다는 주의를 주었으면서도 맹신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

바로 심리 검사에서 가장 주의할 점, 테스트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는 데에 있다. 보편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 결과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라고 자기 스스로 믿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바넘 효과"라고 한다. 



"바넘 효과 "


바넘 효과(Barnum Effect)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뜻한다. 1940년대 말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Bertram Forer)가 성격 진단 실험을 통해 바넘 효과를 처음으로 증명한 까닭에 ‘포러 효과’라고도 한다. (바넘 효과 [Barnum effect] (심리학용어사전)


그 중 일본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 맹신하는 경향이 강한 테스트가 바로 혈액형 심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혈액형별 성격을 믿고 상대의 혈액형을 먼저 묻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제멋대로인 면이 강하다는 식이다. 그러나 혈액형으로 성격을 분류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의견이나 정보를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혈액형, 별자리, 점성술 등을 곧잘 믿곤 한다.


일본은 이런 바넘 효과를 이용하여 혈액형을 상업화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우리나라 역시 혈액형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혈액형뿐만이 아니다. 띠와 생년월일로 따지는 오늘의 운세니 이달의 별자리 운세 같은 것도 있다. 믿는 것은 자기 마음이겠지만, 그래도 찾아 보는 사람이 꽤 많다. 별자리 운세에는 행운의 색깔이니, 행운의 아이템 같은 것도 언급된다. 그 별자리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수백만 명이지만 마치 그 정보가 자신에게만 해당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의존하거나 상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이 바넘 효과를 광고업자와 정치인들이 특히 많이 이용한다.  대중의 요구에 민감한 신세대 광고업자와 정치인이 자신이 당선되어야 하는 이유로, 또는 물건을 사야하는 이유로 “내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는 것을 어필한다.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보편적인 이야기이고, 그 정치인을 뽑음으로서, 또는 그 물건을 구입함으로서 그 가치가 만족스럽게 채워진다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나 도서 리뷰에 평점에 별점을 붙여 더 가치 있는 것을 구매하도록 부추기는것도 바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다 적용될 수 있는, 광범위하거나 애매모호한 이야기를 듣고서 나에게만 해당하는 특별한 이야기로 재해석해서 듣는다. 이런 바넘 효과로 인해 하루 약 13만 명이 온라인상의 운세 사이트 100여 곳에서 자신의 운세를 점치고 있으며, 사주 카페에서 결혼과 취업, 재테크 등에 대한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 한 언론에서는 국내 운세 시장의 규모를 연간 매출 4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처럼 운세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점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스스로 자의적 해석을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말이다. 

재미나 위로 삼아 해볼 수는 있겠지만, 과신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