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 프레드 니콜슨/The Hunter’s Moon /1955
달은 늘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밤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달에 대한 존재를 몰랐기에 신비의 대상이며, 또한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빛을 조절하는 것은 신이라 여긴 그 옛날 옛적에는 달의 변화를 징조라고 여기기도 했습니다.
주로 밤을 다스리는 달을 재앙의 예고로 삼으며 공포의 대상으로 상징하고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보름달을 불길한 것으로 간주하였습니다. ‘blue’와 비슷한 옛날 단어인 'belewe‘에는 배신하다(betray)라는 뜻이 있는데, 두 번째 보름달을 ’배신자의 달‘이라고 칭한 것이 블루문의 어원으로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아마도 불길한 재앙의 상징으로 공포심을 이용하려는 사기극으로 많이 이용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히로시게/Untitled (Two Rabbits, Pampas Grass, and Full Moon) /1849-1951
존 앳킨슨 그림쇼/Moonlight /1882
레메디오스 바로/Valley of the Moon /1950
지금까지도 문학에도 달을 향한 사랑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가 숨어 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에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과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 한등(客窓寒燈)에 정든 님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 잡은 무슨 한(恨)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 주는 이가 별로이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든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풀어뜨리고 우는 청상(靑孀)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은 쳐다 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하지마는,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와 같이 푸른 빛이 있어 보인다. 내가 한(恨)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러한지는 모르지마는 내가 그 달을 많이 보고 또 보기를 원하지만, 그 달은 한 있는 사람만 보아 주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 누러 나온 사람도 보고, 어떤 때는 도둑놈도 보는 것이다.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情) 있는 사람이 보는 중에, 또는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 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 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 하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나도향 그믐달- |
가련해서 안아주고픈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는 작가의 말이 아리송합니다.
얀 슬뤼터스 / Landscape with full moon/1910
살바도르 달리/The Moon
달에 대한 가장 큰 사기극의 재미있는 일화도 있습니다. 1504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월식에 대한 지식이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지식을 이용해 사기를 치기도 했던 일화도 있습니다. 콜럼버스는 배에 벌레가 퍼져 배 4척 중 2척이 못쓰게 되자, 할 수 없이 카리브해 한 섬 (현 자메이카)에 상륙하게 되었습니다. 이 섬 원주민들은 일행에게 물고기와 카사바를 지원해주다가 슬슬 이 이방인들을 성가시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콜럼버스 선원들은 폭동을 일으킵니다.
콜럼버스는 월식에 대한 지식이 없는 원주민에게 우리에게 음식을 주지 않아서 화가 나서 달이 사라진 것이라고, 3일 안에 다시 붉은색으로 분노를 보일 거라고 덧붙이며 설명을 했습니다. 그 말이 사기인 줄도 모르고 원주민들은 공포에 질려 음식을 제공하면서 용서해달라고 호소를 하기 이릅니다. 콜럼버스 일행은 1년 반 만에 본국으로 돌아갔고, 머지않아 미국 대륙 정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원주민을 속일 수 있었던 달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면, 지금이 역사는 지금과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사무엘 팔머/The Harvest Moon /1833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 달의 변화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무지한 사람들이 달의 변하는 모습처럼 사람이 변하는 광기를 달에 비유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런 초자연적인 달을 문학에도 광기와 빙의로 상징해서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통계를 내 본 결과 거의 모든 결과가 달과 '연관 없음'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달을 쓴 문학으로는 셰익스피어의 [오델로], [한여름 밤의 꿈]에도 루나틱이 미친 사람이나 바보의 의미로 자주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The lunatic, the lover and the poet
Are of imagination all compact:
One sees more devils than vast hell can hold,
That is, the madman:
미친 사람, 연인, 시인 모두가 상상력으로 가득 찬 사람이지요.
광대한 지옥에 있는 악마들보다 더 많은 악마를 보는 자가 바로 미치광이입니다.
[한여름 밤의 꿈] 5막 1장 중에서
니콜라스 로에 리치/Moon over monastery in mountains
파울 클레/ Strong Dream /1929
고대에는 대부분의 민족이 하늘을 신들의 주거로 보았고, 태양과 달을 하늘에 사는 신이라고 믿었습니다. 인도에서 달은 ‘파루나’, 태양은 ‘미트라’라는 신이었고, 태양과 달은 교대로 세계를 비추어 어둠과 재앙으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존재였습니다. 한편, 달은 죽음의 신이기도 하여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달세계로 올라가서 거기서 산다고 믿었습니다다. 슬라브 민족은 달을 ‘메샤츠’, 태양을 ‘다즈보그’라고 불렀는데, 두 신은 부부이고, 많은 별들은 그들의 아이들이라 보았습니다. 이 부부가 싸움을 하면 지상에서는 지진이 일어난다고 믿었답니다. 고대이집트에서는 태양은 최고신인 ‘라’, 달은 학문과 예술의 신으로서 새의 모습을 한 ‘토토’였습니다. 그리스에서는 달은 여신(女神) ‘셀레네’, 태양은 그 형제신인 ‘헬리오스’였습니다.
존 컨스터블/The edge of a Heath by moonlight / 1810
김환기/ 산월(山月)/1960
달에 대한 우리나라의 과거의 미신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달은 일월성신(日月星辰) 속에 포함되어 원시종교에서 신앙의 대상이 되었고, 달에 정령(精靈)이 있다고 믿어 이를 월백(月魄)이라 하였으며, 여인들의 애달픈 기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삼국사기》 660년(의자왕 20) 땅속에서 나온 거북의 등에 “백제는 월륜(月輪)과 같고 신라는 신월(新月)과 같다"라는 글이 씌어 있어 의자왕이 무당에게 물으니, 무당은 “월륜은 찼다(滿)는 뜻이니 차면 기울 것이요, 신월은 점차 찰 것이니 앞으로 흥할 것을 뜻한다"라고 예언하였는데, 실제로 백제는 그 해에 멸망하였습니다.
또한, 달의 무늬를 보고 월계수와 토끼를 연상하여 달에는 토끼가 산다고 믿기도 하였다. 서양과는 달리 보름달을 보면서 자신의 소원을 빌고 달맞이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고흐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고흐는 '밤의 효과'에 매료되어 프랑스 남부 지방의 아름다운 밤 풍경과 별이 무수히 빛나는 하늘을 무척 좋아했다고 합니다.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고흐가 그린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직접 밤하늘을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았던 밤하늘을 떠올리며 그린 작품입니다. 고흐는 별들이 반짝이며 빛의 잔치를 벌인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생레미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그린 작품으로 자신이 보았던 아름다운 밤하늘을 자신의 마음을 담아 신비로운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달 그림을 보며 달을 그린 화가, 달에 얽힌 이야기들을 엮어 보았습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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