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얼굴 근처에서 같이 자요.

일상

고양이가 얼굴 근처에서 같이 자요.

디지쿤스트 2020. 2. 19. 08:08

회사 창고에서 지내던 길고양이를 쫓겨나기 직전 입양해서 한 달이 넘었습니다. 경계심이 많던 고양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곁에 와서 붙어있네요. 처음엔 경계가 너무 심해서 무릎 위에 올라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 이상으로 친하게 지내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길고양이와 한 달 살이

 

고양이와 함께 지낸 경험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진지한 성격의 집사와 지내는 고양이는 과연 재미있게 지내고 있을까요. 걱정과는 달리 고양이는 사람을 웃게 합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매력에 빵빵 터지곤 합니다. 영리하고 예민할 것만 같던 고양이의 허당끼있는 매력은 매일의 긴장과 불안을 떨쳐버리게 합니다. 비닐봉지 하나, 빈 박스, 구겨진 종이, 열린 서랍만으로도 재미있게 노는 고양이가 사랑스럽네요. 캣타워, 터널, 방석, 장난감 다 무슨 소용!

 

 

고양이와의 스킨십으로 체온을 나눌 대상이 있다는 게 참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얼굴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골골송을 부르다가, 핥아주고 얼굴에 기대어 잠이 듭니다. 간지러워서 잠이 깬 집사는 사진만 찍어대다 늦잠을 잡니다. 알람시계 무엇!

 

 

고양이는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 곁에 잠을 잔다고 합니다. 자신을 가장 잘 돌봐 주는 사람과 함께 잘 확률이 높다고 하네요. 그동안 밥을 열심히 챙겨주고, 화장실도 부지런히 치워준 보람이 있네요. 엄마 고양이의 지극정성 가득한 그루밍을 두 달간 잔뜩 받아온 아기라서 엄마의 모성애를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참견하면서 보살피고 있거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고양이와 강아지들과 함께 잔 경험이 많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과 같이 자는 것에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길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잘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한 달을 같이 지냈더니 이렇게 곁에 와주네요. 이제 이를 갈 시기가 되어서, 한 번씩 깨물 때마다 괴롭긴 하지만, 건강히 오래 함께 잘 지내줬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지내면 지낼수록 검정고양이 특유의 뚱한 표정과 친화적인 성격이 매력 있습니다. 한 달을 같이 지낸 고양이도 저를 매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을 잘 그린다'는 기준에 대해  (0) 2020.02.21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0) 2020.02.19
미리 하는 은퇴준비  (0) 2020.02.18
코로나19 30번째 확진자  (0) 2020.02.17
자기 관리, 질투 다스리는 법  (0) 2020.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