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레슬리 피어스 스릴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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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레슬리 피어스 스릴러 장편소설

디지쿤스트 2020. 2. 29. 21:57

 

서점에 들렀다가 제목에 이끌려 사온 책입니다. 미드나잇 스릴러 시리즈라고 합니다. 여성이 자신의 인생의 걸림돌을 골라낼 수 있을까요. 1960대쯤 영국의 벡스힐이라는 곳,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합니다. 

법률회사 비서로 일하는 20대 여성 케이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자상한 아빠와 남동생과는 다르게 엄마인 힐다는 독설가에 매사 부정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이라서 모든 간섭이 갑갑증을 일으키고 폭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맞은편 집에는 글로리아가 살고 있습니다. 매력 넘치고 다정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이혼녀인데, 케이티에게 벡스힐을 떠나 큰 도시 런던으로 떠나 자유롭게 더 크게 성장할 것을 권유하곤 합니다. 

케이티는 창문 넘어 글로리아의 집을 방문하는 의문의 여성들을 관찰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글로리아와 그 딸이 화재로 사망하게 되고, 창고에서 화재의 원인이 된 소재가 발견되면서 용의자로 케이티의 아빠가 잡혀갑니다. 케이티는 아빠의 누명을 풀기 위해 글로리아와 관련된 여성들을 찾아다니게 되고 의문의 여성들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됩니다.

 

 

글로리아는 가정폭력으로 상처받은 중산층의 여성들을 보호, 관리해 주었던 것입니다. 스릴러물이지만 많이 어둡지 않습니다. 외부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는 여성의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연대의식을 갖고 서로 도와주는 이타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스릴러물 다운 추리의 과정이나 반전은 약한 편이지만,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다는 작가 '레슬리 피어스'의 소설이라니 읽어볼 만합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의 걸림돌을 커밍아웃하는 것도 스스로의 용기로부터 시작되고, 스스로의 인생이 과거와 절망에 얽매이지 않도록 자신의 삶을 되찾는 것이 인생을 고르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대와 배경이 달라도 가정폭력 문제는 아직도 존재합니다. 여전히 의지나 희망만으로 벗어날 수 있을 만큼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소설이 해답을 줄 수는 없습니다. 다만, 피해자였던 여성들이 자신의 인생을 고르며 이타적인 삶을 선택할 수도 있는 반면, 반대로 과거에 얽매어 가해자의 인생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끝까지 범인을 밝히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던 케이트의 이야기는 주변에 있을법한 이야기라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특히 거침없이 막말을 내뱉는 엄마의 모습이라든지, 가정의 문제를 드러내기 힘들어하는 중산층 여자들의 이야기라든지 하는 부분이 와닿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작가의 작품이 처음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데,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