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취미 생활이 어울리는 MBTI 성향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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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취미 생활이 어울리는 MBTI 성향이 따로 있다?

디지쿤스트 2020. 9. 9. 01:54

코로나 영향으로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어떤 식으로든 밖에서 모이는 사람들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듣습니다. 평소에도 집순이였던 저로서는, '위험한 시국에 굳이 왜 저럴까' 이해가 안가죠. 어릴 적부터 어머니한테 '제발 좀 다른 아이들처럼 나가서 놀아라', 친구들은 '도대체 집에서 은둔하면서 뭘 하냐?' 나이가 들어서는, '그러다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라는 둥, '칩거 노인이 된다' 라는 등, 이상하게 취급받았는데 지금은 돌아다니는 것이 오히려 민폐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제 성격이 이상한 줄만 알았어요. 집에 혼자 있어도 무섭거나 불안하기는커녕, 오히려 편하고 더 재밌고, 할 거리들이 무궁무진하게 많더라고요. 우선 책 읽기를 좋아하고, 혼자 낙서를 해도 재밌고, 혼자 인형 놀이를 해도 질리지가 않고, 그 외에도 뜨개를 한다던가, 바느질을 하면서 하루 24시간인 것이 늘 아쉬웠었습니다. 나중에야 이런 성격이 타고난 성향이란 것을 이해했어요. 사람의 성격을 몇 가지 분류로 나눈다는 것이 어불성설이지만, 아, 이런 성향이었구나를 아니까, 저를 더 잘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우선, 외향형이냐 내향형이냐 

정적 취미가 어울리는 성향은 따로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외향형보다는 혼자 있는 내향형들이 정적 취미를 더 좋아하긴 하겠지만, 혼자 있다고 해도 정적 취미를 좋아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게임을 하면서, 채팅을 한다던지, 티비나 영상, SNS를 보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또 별개라고 생각하거든요.

전 혼자 집중해서 책을 읽거나, 글이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할 때, 외부 자극을 받거나 채팅창을 유지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그렇다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극을 최소한으로 받기 위해서, 두루두루 원만한 관계를 추구하거든요. 특별히 관심을 받거나, 거슬리는 관계를 애초에 차단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더라고요.

 

감각형 or 직관형

대부분의 혼자 하는 정적 취미를 보면, 과거 경험을 토대로 계속해서 어떤 기능이 업그레이드가 되는 걸 즐기는 것 같아요. 명상도 그렇고, 독서하거나 글을 쓰는데 집중하는 시간이 는다든지, 점점 더 감각이 발달되어 가는 것을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사고형 or 감정형

혼자 있을 때 감정이 오락가락하진 않는 것 같아요. 대부분 책을 완독한다든지, 시작한 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계획을 세우고 진행을 한다든지 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감정형보다는 사고형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판단형 or 인식형

때로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때로는 외부 자극에 의해 계획이 변경되면 그것에 맞게 또 적응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가족들과 있다든지, 외부의 작업 요청이 있다던지 하면, 혼자 즐기려던 계획을 변경하기도 하니까요. 

 

개인적으로 MBTI를 비롯해 비슷한 분야를 전문가에게 수업도 받아봤지만,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별로 신뢰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혼자 있을 땐, 철저하게 혼자 있고 싶지만 사회생활이나 친구들과 있을 땐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도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외향형은 아니라는 증거는 있습니다. 혼자서 집중하는 시간엔 아주 편하고 느긋하게 제 할 일을 잘 하지만, 밖에 나가면 잘 잃어버리고, 실수하고, 말을 더듬기도 하고, 심지어 잘 넘어지기까지 합니다. 출근하면 빨리 집에 가고 싶고, 마케팅 일을 했지만 쇼핑은 싫어하고, 운동 강사 자격증까지 도전했지만, 운동하러 가는 건 특히나 회식이나 모임은 정말 싫어합니다. 

그런 집순이도 요즘은 집이 갑갑해지려고 하는 요즘입니다. 외부 자극이 없으면, 집에 혼자 있고 싶은 욕구도 줄어드는가봐요. 그런 갑갑증을 해소하러 어제 집 밖에 나갔다가 체크 카드를 잃어버리고 왔네요. 이러다 집에 있는 게 점점 싫어질 지도 모르겠어요. 성향을 떠나, 성격까지 변하게 만드는 코로나, 어서 진정이 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